이생망과 이생흥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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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과 이생흥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월) 04 03, 2017 8:09 am

엊그제 일체유심조님께서 한줄 메모장에 올리신 내용입니다.

오늘 모 일간지에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기사가...
나는 글을 보면서 이번 생은 망했다 다음 생은 잘 살아 보자 라는 의미가 담겼을까
설령 담겨 있다 해도 다음 생은 잘 살아진다는 보장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조금 바꾸어 보았습니다.

이번 생은 망할 뻔 했는데 부처님을 만나고 흥했다 라고.
흔히 출가 수행자들도 말하기를 이번 생은 안 태어난 셈 치고 죽기 살기로 공부만 하자 라는 말을 씁니다.

이것 저것 견문각지도 넓히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관심도 가지다 보면 애초에 발심 출가하던 본분사를 잊기 쉬우니
그저 이번 생은 태어나지 않은 셈 치고 열심히 공부를 하여 끝을 보자는 의미입니다.

스님들은 물론이요 불자들도 이번 생에 부처님을 만난 것이 백천만겁에 난조우 한 일임을 생각하면
그 하루 하루의 삶이 더욱 값지고 간절하며 공부하고 노력하는 마음이 더욱 절실할텐데
그런 간절함과 감사한 마음이 없을 땐 슬렁슬렁 하루가 한달되고 일생이 되어 갑니다.

소중한 불법과 만나고도 허송세월로 보내고 말면 이생망이지만
불법 만난 날부터 발심하고 수행하면 이생망에서 나아가 흥하는 삶이 될것입니다.
흥망과 성쇠는 종이 한장 차이입니다.

생각을 어느 쪽으로 두느냐에 따라서 천지가 현격하게 벌어지듯 달라지는 것이니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이 어디를 향했는가 살펴 가면서 자기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심수행장에서 원효대사가 이르기를
모든 부처가 적멸궁을 장엄하심은 다겁의 시간동안 욕망을 버리고 수행한 까닭이요
중생들이 화택문에 윤회하는 것은 다겁의 시간동안 탐욕을 버리지 못한 탓이니

부자 되고픈 욕망 권세를 쥐고픈 욕망 실세가 되고픈 욕망 최고가 되고픈 욕망
국회의원이 되고픈 욕망 대통령이 되고픈 욕망 등
이 모든 욕망이 고뇌로운 삶의 원인이 됩니다.

욕망을 내려 놓고 보면
그 욕망의 자리가 바로 해탈 열반의 금강보좌인데
한 생각을 내려 놓지 못해 무한 고초를 받는 것입니다.

백제시대 공주 대통사를 지을 당시의 불심천자라 불리웠던 중국 양나라 무제는 달마대사를 만나고도 마음을 보지 못하였고
필경에는 반역을 꾀한 무리들에 의해 궁의 한구석에 유폐되어 외로이 삽니다.
그렇다고 보면 양무제는 이생망 신세입니다.

그런데 양무제는 이생망의 사지에서 화중생련을 하게 되니 참으로 희유한 일이
갇힌 방에서 일어 나는 것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역모를 한 측근과 자식을 원망하다가
아니다 내가 이런 처지에 이름은 무엇인가 원인이 있었을 것이야 하고
불심천자 혹은 보살황제 소리에 걸맞게 조용히 앉아 부처님과 스님들 참선을 모양짓고 앉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흐르면서 양무제는 마침내 자기 마음을 보게 됩니다.

자기의 과거 숙명을 보게 된 무제는 원망을 내려 놓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고고한 수행자처럼 마무리 지었으니 그는 화중생련의 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제의 눈에 과거생 자기가 사냥꾼으로 살던 모습이 보입니다.

언젠가부터 며칠동안 사냥을 실패하여 빈털터리 처지가 된 무제는 신세 타령을 하며 산을 내려 오다 땅에 묻힌 돌부처를 발견하고
작은 동굴에 모시고 조촐하게 공양 올립니다.

그러면서 금생에는 이렇게 살기에 부처님 전에 큰 공양 올리지 못하지만
다음 생에 만승천자가 되면 부처님을 위해 큰 불사를 짓겠습니다 원을 세웁니다.

그 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던 숲 속의 생명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산에 살던 원숭이였습니다.

사냥꾼이 내려 간 후 원숭이도 주위에서 과일등을 따다 올리고
두손을 모아 무언가 간절히 발원합니다.

그런 인연으로 사냥꾼은 양나라 무제가 되었고
원숭이는 무제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신하가 됩니다.

양무제가 불사에 너무 힘을 쓴 나머지 국고가 바닥이 나고 나라가 어지럽자
그 최측근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무제의 아들을 황제로 옹립하고
무제를 폐위시킨 것입니다.

그러다가 양무제가 과거 전생에 자신과 원숭이의 인과관계를 깨닫게 되니
그 때는 원망도 증오도 눈 녹듯 녹아 없어지고 완전한 평화에 이르른 무제가 됩니다.

과거생의 원숭이는 저분이 만승천자가 되어 불사를 일으키면
나는 그를 도와 불사를 잘 이루어 가겠다
두손 모아 다짐하였던 것입니다.

그랬다가 자기의 공양물을 원숭이가 내려 놓고 원숭이가 따온 과일을 공양하는 모습을 본 사냥꾼은
잠시 화가 치밀어 올라 바위로 굴을 막아 17일만에 돌아 가게 되는 것이 전생 인연이고
양무제 역시 유폐된 곳에서 17일을 경과한 뒤에 전생사를 보고 나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으니
이 모든 것에는 원인과 결과의 나툼이 있습니다.

1평도 안되는 방이나 두어평도 안되는 고시원 등에서 이생망을 생각하며
하늘과 세상을 원망하는 이들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옹지마 같은 인생에서 이생망이 이생흥이 되는 이들이
많아 지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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