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천과 파천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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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역천과 파천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금) 03 10, 2017 4:07 am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옛부터 순천자 흥하고 역천자 망한다 합니다.

오늘 온 불자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스님 세상에 큰 이름과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세상과 거꾸로 살아 간 사람들이 아닐까요 합니다.

세상이 다 흘러가는대로 맞춰 살아가면
큰 발전이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지만
세상의 상식과 가르침과는 반대로
혹은 거꾸로 뒤집어 보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뭔가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은 말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말하기를
세상과 거꾸로 살아 간 사람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이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은 애초에 출가를 하면서
삼단같은 머리칼을 잘라서 한웅큼은
네란자라 강물위에 띄워 던지면서
내가 출가의 목적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 한다면
이 머리칼은 물을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라고 합니다.

과연 머리칼은 물결을 따라 흐르지 않고
거슬러 올라가 버리는 것으로 부처의 깨달음을
증명하였다고 전합니다.

또 한웅큼의 머리칼을 가지고 허공에 던지면서
내가 만약 출가의 결과로 해탈을 얻을 수 있다 한다면
이 머리칼이 대지로 떨어지지 않고 허공으로 올라가리라
하고 던지니 머리칼은 허공으로 올라갔으며
천왕은 그 머리칼을 받아 천궁에 귀하게 모셨다
하는 내용이 불교 성전에 나옵니다.

모든 것이 물을 따라서 흐르고
허공에 던진 것은 반드시 떨어지는 것일진대
부처님의 출가에 대한 결연한 의기는
그 모든 것을 거슬러 일반화된 상식을 깨버리는
혁명과도 같은 상징적인 징조를 나타냈으니
그래서 부처님은 인간 정신의 혁명가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고 생명의 존엄과 평등을 최초로 제고한
위대한 성자로 오늘날 우리의 스승이 되신 것입니다.

이런 대화가 오고 간 뒤에 방문객은
깨달은 뒤에 부처님은 얼마나 고단하셨을까요.

그 수많은 사람들을 가르치고
제자들을 이끄시며 하늘 사람조차
밤낮없이 방문하여 가르침을 듣고자 했고
그런 제자와 불자들이 한번에 가르침을 이해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고 갑론을박 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으니 말이지요.

나는 마지막 대답을 이렇게 하였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아마도 고단하였다기보다
부처님처럼 멋지고 즐거운 삶을 사신 분은
세상에 다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부처님은 마지막에 가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계십니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법도 설하지 않았다 라고.

사심구년동안 고구정령히 팔만장경을 설하신 것을
하늘도 대지도 사람도 만물도 알고 역력히 보았는데
나는 한 법도 설한 적 없다 라는 말 한마디로
당신의 일생의 삶을 퉁칠 수 있는 부처님의 삶은
결코 고단한 역경이나 힘겨운 여정이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환술사가 인형을 가지고 놀이를 하며
관객들을 즐거이 하면서도 환술사는 인형의 보이는
희노애락에 휘둘리지 않고 평정의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과도 같은 이치겠지요.

우리 부처님은 그런 분이셨지요.

부처님은 그렇게 세상을 향해
네란자라 강물의 흐름과도 같은
청정한 폭포수의 법문을 설하여
중생의 병고액난을 다 치유하시고도
나는 한 법도 설한 적 없다 시침을 뚝 떼실 정도로
마음이 아주 한갓지고 평화로워서 이 모든 삶의 나툼이
몽환포영 여로역여전의 삶임을 증명하신 것입니다.

그런 부처님의 제자들이라면 당연히
부처님의 제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런 부처님의 삶의 방식을 따라 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내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마침 출가와 열반에 이르는 일주일여의
정진주간을 보내면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어도
다른 분들은 부처님처럼 살아 보시라고
이렇게 궁시렁거리고 있는 나도 컴만 꺼버리면
그 어느 곳에서도 자취를 찾아 보지 못하는 바이니
한 법도 설한 바 없다 하시는 부처님의 마음과
조금은 서로 통하지 않을까요.

역천 하고도 흥하는 이가 있는 것은
그가 그만큼 크나큰 복을 지어 온 결과일 것이고
순천 하고도 어렵고 괴로운 사람은
아직 크게 흥할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음임을 알아
더 노력하라 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치심입니다.

부처님은 천하 허공 삼천대천세계를 뒤덮을
무량 대복을 가지고 이땅에 나오셔서 우리 중생들을
당신의 벗으로 삼아서 어깨동무 하고 열반 언덕으로
인도하시고자 하고 계신 것이니
우리는 그저 보무를 맞추어 부처님과 함께
그 분이 걸으신 길을 따라서 걷기만 하면
모든 장애 눈녹듯 사라지고 만사 오케이입니다.

이 내 몸은 무거워서 공중부양은 못하더라도
이 내 마음은 이 몸 밖으로 얼마든지 빠져 나가서
무변허공을 감싸 안기도 하고 삼세 모든 부처의
깨달음을 몸소 경험하기도 할 수 있는 것이니
새날 새 아침을 맞으면서 오늘 받은 이 값진 선물을
잘 활용하여 모두 부처님의 정각산으로 올라가십시다.

세상 사람들이 희노애락애오욕을 즐길 때
불자들은 모름지기 계정혜 삼학을 닦을 것이요
명예와 공명과 이익과 재산과 권세를 탐할 때
불자는 과감히 그것을 버릴 줄 아는 사람이니
불자는 이 세상을 거꾸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보보초삼계 념념상염불

외발로 비로봉 정상을 향해 가는 자
외발로 열반산 정상에 우뚝 서는 자
두발로 버티고 허공을 이고 가는 자
만국 도성을 마치 개미집처럼 여기는 자

부처와 불자는 역천하는 자가 아니라
파천하는 자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다시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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