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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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우리 만남은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수) 11 30, 2016 8:22 am

동짓달 초하루 기도를 마치면서
불자들과 함께 영단에 차 한잔을 올리는데
법당 문이 열리면서 스님 한분이 들어옵니다.

불전에 삼배를 하기에
나는 영단에 올리던 영반을 마치고
방에 드니 객스님입니다.

수인사를 하고 공양상에 앉으니
김장을 하셨냐 묻습니다.

스님은 대전 보문산 근처의
어떤 거사의 빈집에 방하나 얻어 사는데
김치를 조금 줄 수 있는가 합니다.

김장을 담근지가 며칠 되니
조금 나누어 드리마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니
한겨울에도 전기장판 하나로 지내면서
과일이며 쌀이며 가까운 절에서 탁발을 해다가
근근이 의식을 해결하는 스님입니다

그러면서 요즘은 금강경오가해
풀이본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합니다.

어제 글로 맑은 가난에 도를 즐긴다 썼는데
그런 청빈낙도의 마음으로 생활하고 계신 스님이
오늘 절을 방문해 왔으니 필연인가 합니다.

공양도 같이 하고 차담도 나눈 후
보살님들이 싸드린 김치통을 들고 나서는데
가면서 여비 하시라 경비를 조금 드렸습니다.

차를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
버스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왔다가
그 무거운 김치 한통을 들고 가려면 고생스러울텐데
이렇게 넉넉하게 주셔서 올 겨울 잘 지내겠다
하고 갑니다.

나이도 이미 65세를 넘어서
시군구에서 지원하는 영세민 돕기 사업에
신청을 하면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는데
본인 때문에 불교계가 자칫 욕될 수 있겠다 싶어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내가 복지과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목사들은 그런 경우 신청을 하여
여러가지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는데
유독 스님들로부터는 그런 요청이 없다 합디다

스님들도 의식주가 어려운 처지라면
국가에서 주는 복지제도를 이용하면서
부처님 당시의 국왕이 올리던
공양청처럼 생각하고 공부를 한다면
그리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하였습니다.

종종 무료급식소를 이용도 한다는 말에
년말년시 이웃돕기를 하는 불자들은
가까운 주위에 공부하고 정진하느라
미처 겨우살이 준비를 못하고 있는 스님들은 없는지
한번 돌아 보시라 이 글을 적습니다.

스리랑카 불교도들처럼 스님이 하나 출가하면
누군가 그 스님과 반연을 지어 놓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도구나 경전들을
책임지고 시주를 하는 제도도 있다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단 스님이 되고 나면
각자도생이라는 말처럼
자기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할만큼
적절한 후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처님은 천분의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한사람의 무심도인에게 공양하는 것이 더 수승하다
하셨으니 우리가 주위에서 만나는 모든 스님들이
다 그런 스님이라 생각하고 보살펴 주시기를 당부해봅니다.

또 아울러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나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들이
평안하신지 보살펴 드리는 행위야말로
가장 고귀하고 값진 것이니 이 또한 불자라면
응당 함께 해야 할 도리이고 의무입니다.

사십이장경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착한 사람 100명에게 공양하는 것이
오계를 받은 사람 한명에게 하는 것만 못하고,

오계를 받은 사람 1000명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바르게 행하는 비구스님 한명에게 공양하는 것이 나으며,

10000명의 비구스님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한명의 성문스님에게 공양함이 나으며,

십만 명의 성문스님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명의 연각스님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백만 명의 연각스님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명의 아라한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천만 명의 아라한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명의 벽지불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천만 명의 벽지불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명의 보살에게 공양함만 못하며,

일억 명의 보살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분의 부처님께 공양함만 못하고

일억의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
한분의 무심도인에게 공양함만 못하며,

십억의 무심도인에게 공양함보다
두 분의 부모님을 잘 섬기는 것이 낫다 하였으니,

현세에 만난 두 분의 부모님은
그 어떤 분들보다 귀해서 자신의 몸을 버려서라도
받들고 공양하며 공경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부모에게 효도함은
우리들의 당연한 도리요. 의무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스님이 문수보살인지
아니면 보현보살의 나툼인지는 알 수 없는 일
그저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모시듯 하는 자세가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되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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