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를 살더라도'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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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단 하루를 살더라도'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일) 11 20, 2016 12:20 pm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삿되고 거짓되며 지혜 없으면
단 하루를 살아도 한마음으로

바른 지혜 배우는 것만 못하리라.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게으르고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으면
단 하루를 살아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것만 못하리라.”

<법구경>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중학교 국어 첫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칠판에 시를 적고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을 하는데

어찌나 멋이 있어 보이던지.

한동안 애송하며 지냈던 적이 있지요.


푸시킨이 삼십대에 이 글을 적었다 하니

그도 역시 젊은 시절 어지간히

천신만고를 겪었던 사람인가 봅니다.


시 전반에 흐르는 내용은

어려워도 참고 미래의 성취에 마음을 두라

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공부를 하든 수행을 하든 직장을 다니든

내 입맛에 딱 맞는 것은 애시당초 없으니

그 어렵고 고된 것을 능히 이겨낸 자만이

기쁨의 날을 노래하게 되고

지나간 고단했던 시간과 어려움조차도

추억의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줄거리는

어려웠던 시절의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였을 것입니다.


위에 소개한 법구경을 읽으며 자장율사를 생각합니다.


계를 지키고 단 하루를 살지언정

계를 어기고 백년을 살고 싶지 않다 하며

선덕여왕의 청을 거절했던 신라의 고승입니다.


자장율사는 아마도 인품이 뛰어났던 분으로

출가를 하고 수행을 하는데 왕으로서는

한사람의 인재라도 조정에 끌어 들여

나라를 잘 살게 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자장율사에게 퇴속할 것을 권하였지요.


몇차례나 왕의 당부를 거절하자

드디어 왕은 이번에도 거절하면 죽여버려라

명하고 그 명을 전하러 간 사자 앞에

자장율사는 목을 쑥 빼서 내밀고

왕의 명을 어서 시행하라며

'단 하루를 살더라도' 라는 답을 했다 합니다.


단 하루를 살다 마칠지라도

법답게 살기를 선택했던 자장율사의 일화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공자님도 도를 깨달을 수 있다면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 할만큼

바른 도와 참다운 진실이 소중히 여겨지는 시대가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희망이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초나라의 충신인 "굴원(屈原)"이 간신의 모함으로
벼슬에서 쫓겨나 강가에 앉아 시를 읊고 있었는데
고기잡이 영감이 지나가다 까닭을 물으니,


굴원이
"온 세상이 흐려 있는데 나만이 홀로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이 홀로 깨어있네"
라고 하자,

어부는
" 세상이 다 흐리면 같이 따라 흐리고,
세상이 다 취해 있면 같이 따라 취하는 것이
성인이 세상을 사는 길이다."
라고 꾸중하니,

굴원은 또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고 했다"
면서 어찌 세상의 먼지를 쓸 수 있느냐라고 하자,
어부가 빙그레 웃으며 배를 저어 노래를 합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내 발을 씻으리라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오늘 아침 비단강의 물빛깔이 어떻던가요

ㅎㅎ

진광불휘 화광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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