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살자 (수연행/隨緣行)

lomerica
전체글COLON 275
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흐르는 물처럼 살자 (수연행/隨緣行)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화) 10 03, 2017 8:06 am

- 인연도 흐르는 물처럼 맺자.-

KakaoTalk_20170908_135336239.jpg
KakaoTalk_20170908_135336239.jpg (120.68 KiB) 20 번째 조회


# 산중살림을 할 때
인연에 대하여 이런 격언을 자주 듣습니다.
“오는 자를 막지 말고, 가는 자를 말리지 말라.(來莫可抑 往莫可追).”
이 말은 마조스님의 법상자인 법상(法常)스님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인연 따라 오는 자 막지 말며
인연 따라 가는 자 잡지 말라.’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절이 좋아 절에 오는 사람을 막지 말며,
절이 싫어 절을 떠나는 사람 막지 말라는 뜻도 됩니다.

#
그렇습니다.
물이 인연 닿는 대로 흘러가듯,
그리고 세월이 무심히 흘러가듯
이 세상 모든 만물은 고정 불변함이 없이
변화되어 흘러갈 뿐입니다.
현상적으로 보이는 물건이든
마음에서 일어난 망상이든
모두 인(因/원인)과 연(緣/조건)에 의해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법입니다.

마치 뜬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지듯
우리들의 삶과 죽음도 이와 같고
우리들의 만남 인연도 이와 같습니다.

인연이 맺어질 때도 있지만
이별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인연이 다하면 떠나는 법
그래서 흐르는 물처럼
그냥 두어야 합니다.

#
옛날 중국 당나라 때 일입니다.
한 승려가 깊은 산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헝클어진 긴 머리에 풀 옷을 입은 은자를 만났습니다.
바로 이 은자는 당나라 때 선사 대매(大梅) 법상(法常)이었습니다.

법상은 스승 마조(馬祖/709~788)에게 법을 받은 뒤
천태산(天台山) 남쪽 70리쯤에 위치한
대매산에 들어가 입적할 때까지 은둔하며 살았습니다.

승려가 법상에게 물었다.
“은자께서는 언제부터 이곳에서 살았습니까?”
“사방의 산이 푸르렀다가 다시 노랗게 물드는 것을 바라볼 뿐,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릅니다.”

“이 산을 벗어나려면 어느 길로 가야 합니까?”
“저 물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가십시오.”

#
몇 번의 봄을 맞이했는지,
낙엽이 몇 번이나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진정한 은둔이 아니면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월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고 하니,
은둔의 표본이 아닌가?

그러나 추지처낭중(錐之處囊中) 기말입현(其末立見)이라고,
송곳이 주머니 안에 있으면 그 끝이 밖으로 뚫고 나오듯이
법상이 은둔해 살아도 스님의 법력이 점차 세상에 알려져
그에게 제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신라 승려 가지(迦智)와 충언(忠彦)도 법상의 제자이다.
이 법상의 마지막 유언이 바로

“오는 자를 막지 말고,
가는 자를 말리지 말라.(來莫可抑 往莫可追).”였습니다.

#
그렇습니다.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승려에게
물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가라고 하는 것이나
오는 자를 막지 않고 가는 자를 잡지 않는 것,
바로 이것이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처럼
좋은 것이든 나쁜 일이든 거부하지 않는 수용자세가
진정한 도인의 자세가 아닐까?

그래서
달마 선사의 가르침 가운데 수연행(隨緣行)이 있는 것입니다.
즉 “중생이 살아가는데 모든 것을 인연의 업(業)에 따르는데,
고통스런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다 인연에 의해 생겨난 것이니,
그것이 인연이 다하면 당연히 사라지는 법이다.

이런 이치를 알고,
좋은 일이 생기든 나쁜 일이 생기든
인연에 의해 오고가는 것으로 받아들여
어떤 경계든 흔들리지 말고 수행에 힘쓰라”는 뜻입니다.

#
그래서 항상
“그래 그럴 수 있어. 이 또한 인연이야.”
아무리 큰 즐거움도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큰 고통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렇게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이
허공 같은 마음이요
흐르는 물과 같은 마음입니다.

오직 수연행(隨緣行) 할 뿐 !

다시 돌아감:

접속 중인 사용자

이 포럼에 접속 중인 사용자: 1 그리고 손님들 0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