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청정승가-비구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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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조계종과 청정승가-비구승단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토) 09 16, 2017 6:19 am

조계사 앞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엊그제(9월 14일)는 범불교도대회가 열렸는데, 참석 승려수와 재가 신도를 놓고 주최 측과 총무원측의 발표가 달라서 정확한 숫자를 알기는 어렵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한번 골똘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깊이 들여다보면 청정승가 구현과 개혁인데, 그것은 불교의 근본문제이다.

사진1: 자승총무원장스님이 8년간의 치적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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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9월 14일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열린 범불교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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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에서는 잘하고 있는데, 왜 자꾸 비판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이런 범불교도대회 까지 열어야 하는지를 이해 못하는 것 같다. 반면, 급기야는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해서 총무원을 압박하는 세력에서는 종단이 어딘지 모르게 잘못 굴러가고 있다고 말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뭐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가 아직은 이르다고나 하겠다. 앞으로 종단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다수의 침묵하는 승가나 재가가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물꼬의 흐름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 같다. 범불교도대회가 열리는 조계사 주변을 배회하다 보니, 구경꾼들도 상당했는데, 종단사태가 터지면 항상 소리(小利)를 탐하는 하이에나도 있기 마련이다.

범불교도대회는 이전의 종단 데모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고, 예전처럼 마구 폭력으로 밀어붙이는 식은 자제하는 것 같았다. 또 다수의 승려들은 침묵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범불교도대회에 동참하는 스님들은 선원수좌들인 것 같았다. 그리고 일부 재가불자들인데, 지난 몇 년간 종단을 향하여 쓴 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들의 멤버들이었다. 당장 종단에서 무슨 결론을 내려서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고, 범불교도대회 개최에 참여하는 분들도 쉽사리 자신들의 주장을 접고 물러설 것 같지도 않는 분위기다.

사진3: 범불교도대회에 참가했던 불자들이 청계소라광장에서 열린 한바탕 문화제에 참석해서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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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다소의 이해관계에 따른 요소도 없진 않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조계종의 청정승가 구현이다. 조계종은 청정승가여야 하고 비구승단이어야 한다는 전제이다. 50년대 불교정화이후, 조계종은 비구 승가를 지향해 왔고, 비구승가가 어느 정도 구현되고 있음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비구승가에 불순물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제거해야한다는 것이다. 일부 불순물은 사실로 드러났고, 반드시 제거되어야할 독소임은 틀림없다. 또한 재정의 투명화를 요구하는데, 이 또한 당위적인 주장이긴 하지만 이보다도 먼저 해결해야할 선결조건이 있다. 확실한 비구승가의 구현인데, 비구승가의 개념정리가 먼저 되어야 한다.

조계종이 비구승단이어야 할 경우,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 율장문제이다. <선원청규>나 《범망경》을 전제해서는 안 되고, 승가의 기본 헌법인 《율장》에 의지해서 비구(니) 승가를 구성하고 운영해 가야한다. 남방 상좌부의 근본율장이 원본이 되겠지만, 부처님 승가에서 차츰차츰 부파불교 승가로 발전하면서, 근본 율장에서 다양한 부파의 율장으로 가지가 생겼다. 법장부파의 사분율《四分律》(法蔵部), 화지부의 오분율 《五分律》化地部), 마하승기율《摩訶僧祇律》(摩訶僧祇部), 설일체유부의 십송율《十誦律》(説一切有部), 근본설일체유부율《根本説一切有部律》(根本説一切有部)이라는 불교 부파의 율장을 먼저 확실하게 분석. 이해한 다음 한국불교의 율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율장》의 구성내용은 경분별(經分別)(수따비방가Suttavibhanga) 즉 계율(파라제목차)의 설명이다. 한역으로는 파라제목차(波羅提木叉)인데, 빨리어로는 빠띠목하(pātimokkha)라고 하며, 산스크리트어로는 프랏띠목사(prātimokṣa)라고 한다. 이것을 계본(戒本)이라고 한다. 이 율장의 계본은 헌법조문과 같은 것이다. 이 계본을 떠나서 그 어떤 계본도 승가의 기본 율장으로서의 구족계(계본=빠띠목하)가 될 수 없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범망경》 계본은 불교의 근본 율장이 아니다. 선원청규도 마찬가지다. 이런 계본을 조계종의 계본으로 인정하고 따른다면, 승단의 정체성을 재고해 봐야 하고, 보살승단의 정의가 무엇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중국으로 전해진 구족계는 법장부파의 사분율《四分律》이 전해졌고, 이 승가헌법조문에 의해서 구족계를 받아왔다. 법장부파는 상좌부와 같은 뿌리이다.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러므로 법장부파의 사분율《四分律》은 상좌부의 근본《율장》과 다름없다. 다만 몇 개의 조문이 더 있을 뿐이다. 비구승가의 이런 기본율장부터 개념정리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종헌종법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다음은 건도《犍度》인데, 칸다카(Khandhaka)라고 하는데, 율장의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가 빠띠목하(구족계)이다. 칸다카는 마하왁가 대품《大品》과 쭐라왁가 소품《小品》으로 구성된다. 비구 비구니의 출가.수계.안거.가사 등, 승가생활과 승가의 모든 운영사항 등이 규정되어 있다. 경분별과 건도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빠리와라 부수(附随)가 있다.

종단의 개혁이나 청정승가 구현은 바로 이 율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개념을 정리할 것인가부터 선결해야 하는데, 무조건 이런 근본문제는 도외시하고 종단의 개혁을 주장한다거나 청정승단만을 노래하듯 한다면, 어딘지 맥을 잘못 짚은 것이 아닐까 한다. 종단에서도 이런 주장을 흔쾌히 수용해서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무조건 도전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그러므로 승가의 가장 기본 문제인 율장문제 즉 비구승가문제는 율장에서 풀어야 하고 종단의 행정 운영문제는 종헌종법에서 풀어가야 한다.

비구 승가는 간단하다. 율장대로 하고, 종헌종법대로 한다면 그대로가 부처님 제자 집단이 되고, 사부대중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런 근본문제를 무시하고 반(反) 율장, 반(反) 종헌종법의 위법 행위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사진4: 상좌부의 근본율장을 지키는 비구들이 줄을 서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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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근본설일체유부율을 지키는 금강승(바즈라야나)의 빅슈 라마들. 주로 티베트-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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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한국불교는 율장문제 계율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서는 승단 자체 내에서의 분규나 시비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에서 ‘기획 시리즈: 한국불교전환점에 서다’의 담론을 접으려고 한다.

보검거사: 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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