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달려오는 기차처럼, 종단에 중도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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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마주 달려오는 기차처럼, 종단에 중도파가 없다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월) 09 11, 2017 7:03 am

사진1: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중앙종무기관 전 소임자들에게 엄정한 선거중립을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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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한겨레신문이 9월14일 오후 4시 조계사 우정국로에서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한다는 9월 11일자에 실린 범불교도대회 개최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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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종단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2천만 불교도라고 호칭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고, 1천만불교도라고 자신 있게 불렀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한데 이제는 7백만 불교도라고 부르는데, 이 숫자역시 실수(實數)인지 아니면 허수(虛數)에 불과한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왜 이렇게 불교는 단합을 하지 못하는가. 조선조의 억불정책으로 인한 불교의 쇠퇴는 불가항력적이었다고 할지라도 또 일제점령기에는 그나마 불교가 살아나고 있었지만, 왜색 즉 대처불교라는 유산을 우리 불교에 남기게 되었다.

해방 후에는 불교계가 혼란을 거듭하면서 불안정한 상황을 맞으면서 ‘50년대에 불교정화운동이 일어나고 승가가 비구승들로 형성되게 되었다. 전통사찰에서 밀린 대처승들은 시중에 조그마한 암자와 포교당을 설립해서 겨우 자신들의 생존을 도모하면서 불교교세를 그나마 유지하는데 일조를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면 너무나 아쉬웠던 현대불교사이지만 한국불교의 운명임을 우리는 감내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가 되어 버렸다.

이런 가운데 종단은 자체 내, 종권다툼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부단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86년 94년 98년은 승려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지난 20년간 잠잠하나 했더니, 이제 또 분란이 일어나려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정말 한국불교에는 불행한 일이다.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나고 있는가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단 한가지만을 들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승가의 공동체’가 온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불교의 생명은 승가공동체다. 공동체가 무너지면 불교의 존재의의는 사라진다. 다른 종교와는 다르게 불교는 본래 승가공동체로부터 출발했다. 세계불교계에서 그래도 불교 공동체가 살아 움직이는 나라는 동남아의 상좌부 불교권이다. 스리랑카를 포함한 상좌부를 말한다. 인도권인 인도불교계나 방글라데시 같은 상좌부권의 승가공동체는 미약하다. 다음은 티베트 불교권이다. 중국내에 있는 티베트 불교권의 공동체가 살아 있고, 망명 인도 티베트 공동체도 살아 있다. 중국권의 대승불교권도 공동체가 살아 있다. 문제는 한국불교의 승가공동체가 과연 살아 있는가이다. 독살이가 너무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찰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10분의 1만이라도 승가공동체가 살아있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극히 소수의 사찰에서만이 승가공동체가 살아 있고, 대부분의 사찰은 독살이 체제로 전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단의 권력구조를 어떻게 개혁해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고려해 볼 문제이다. 직선제나 간선제나 이런 근본문제를 도외시하고 권력구조에만 매달린다거나, 개혁만을 지향한다면 과연 근본문제가 풀릴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앞선다.

사진3: 전국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회 의장 적명 스님이 “전국승려대회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평화적 종단 개혁 방안을 먼저 강구하겠다는 것이지 전국승려대회가 무산된 게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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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종단에는 종정이나 원로의원 총림의 방장 조실 등이 존재한다. 이 분들의 말씀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불행한 것은 이 분들의 유시나 충고 담화까지도 별무소용이라는 데에 있다. 지금 형국은 양측의 대립구도가 너무 격해져서 수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종단에 중도세력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인데, 스스로 자제하고 통제를 하지 못하는 자정기능의 마비이다.

사실, 선원 수좌회라면 종단의 중도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집행부나 종단 여권과 맞서는 결과로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재가까지도 가세해서 수좌회와 재가가 합동으로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불교신자들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종단이 이런 식으로 자꾸 대립구도를 형성하면, 결국 피해는 신자들이 볼 수밖에 없는데 참으로 한국불교와 신도들을 위해서는 불행한 일이다.

남방 상좌부의 경우에는 계목(戒目) 한 조목을 가지고 전 승가가 긴장하면서 토론을 하고 중지를 모으고 어떤 결론을 내리는데, 우리 불교는 이런 계율 차원이 아니다. 종권(권력)과 재정문제로 인한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9월 14일이 지나면 종단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이지만, 쉽게 진정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중도세력이 없는 종단의 현재의 상황을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한국불교, 좋은 결과가 도래했으면 좋겠다.


보검거사: 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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