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천(帝釋天)이 야간(野干)으로부터 계법(戒法)을 받다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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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제석천(帝釋天)이 야간(野干)으로부터 계법(戒法)을 받다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금) 06 09, 2017 11:55 am

옛날 비마국(比摩國) 종타산(從陀山)에
야간 한 마리가 있었는데,
사자에게 쫓기다가
한 언덕에 있는 들 우물에 빠져서
이미 사흘 동안을 지난지라
마음으로 죽을 것을 깨닫고
스스로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갖 것이 모두 무상하거니
사자에게 못 먹힘이 한스럽구나.
어찌하여 죄 있고 액난 있는 몸이
목숨을 탐내다가 공이 없이 죽는가?

공 없음도 이미 한스럽거늘
다시 인간의 물을 더럽히는구나.
시방 부처님께 참회하옵나니
원컨대 제 마음을 비추어 주소서.

전세에 지은 모든 나쁜 업(業)을
현재 받는 몫으로 모두 다하게 하며
이로부터 밝으신 스승을 만나
수행하기 끝나면 부처 되어지리다.

제석이 이를 듣고 8만의 하늘들과
야간이 있는 곳을 찾아 날아와 우물 곁에 이르러 말하였다.

"성인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여 오랫동안 어두웠었고,
길잡이가 없었더니, 아까 비범하신 말씀을 하셨습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베푸소서."

야간이 대답하였다.
"천제(天帝)는 교훈이 없고 시의(時宜)를 모르십니다.
법사는 아래에 있고 자신은 그 위에 있으면서
처음부터 공경을 차리지 않고 법요(法要)를 묻는구려."

제석은 천의(天衣)를 드리워
야간을 올려 모시고 머리 조아려 참회하였다.

천제가 말하였다.
"내가 예전에 본 것을 기억하건대,
세인들이 바른 법을 들으려면
먼저 높은 자리를 마련하여 장식하고 청정하게 한 뒤에야 법사를 청하였다."

그러자 여러 천인들은 저마다 하늘의 보배 옷을 벗어서
쌓아 높은 자리를 마련하였고, 야간이 자리에 올라가 말하였다.

"두 가지의 큰 인연이 있습니다.
첫째는 설법으로 천인과 인간을 깨우쳐 교화하면 복이 한량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먹을 것을 보시한 은혜를 갚기 위해서이니,
어찌 설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천제가 아뢰었다.
"우물에 빠진 액난을 면하게 된 공을 갚음도 응당 크다고 하겠지만,
어떻게 설법하여 갚는 은혜가 이에 미치지 못하겠습니까?"

야간이 대답하였다.
"살고 죽음의 마땅함은 저마다 그 사람에게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삶을 탐하고 어떤 사람은 죽음을 좋아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죽은 뒤에 다시 난다 함을 모르는지라
부처님 법을 어겨 멀리하고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하여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음행하고 거짓말하며,
오로지 옳은 것[是]과 베푸는 것[與]을 싫어합니다.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다가 죽으면 지옥에 떨어집니다.

지혜 있는 사람은 3보(寶)를 받들어 섬기고 밝은 스승을 만나며,
악을 고치고 선을 닦으며 부모에게 효도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히 섬기며 권속끼리 화평하고
아랫사람들에게도 겸양하고 공경합니다.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삶을 싫어하고 죽음을 좋아하다가 죽으면 천상에 태어납니다."

제석은 말하였다.
"높으신 이께서 가르치신 것처럼
그 몸과 목숨을 온전히 하는 것만으로는 공부가 없는 이라 하겠습니다.
원컨대 음식 보시[施食]와 법보시[法施]에 대해 들려주시옵소서."

야간이 대답하였다.
"음식을 보시하면 하루의 생명을 건지고,
값진 보물을 보시하면 한 세상의 가난을 구제하지만,
생사만을 더하고 인연에 얽매이게 됩니다.

설법으로 교화함을 법보시라 하는데
중생으로 하여금 세간의 도를 벗어나게 합니다.

첫째는 아라한이 되고, 둘째는 벽지불이요, 셋째는 부처님 도입니다.
이 3승(乘)의 사람이야말로 모두가 법을 들어서 말씀대로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또 모든 중생이 3악도를 면하고
인간과 천상의 복락(福樂)을 누림도 다 법을 들음으로 말미암아서이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법으로 보시하면 공덕이 한량없느니라' 하셨습니다."

천제가 말하였다.
"스승께서는 지금의 이 형상이 업보로 인하신 것입니까,
응화신(應化身)이십니까?"

야간이 대답하였다.
"이는 죄의 업보로 인한 것이고 응화신이 아닙니다."

천인이 말하였다.
"저의 뜻으로는 바로 보살이요 성인으로서
응현(應現)하여 중생[物]을 제도하심이라 여겼더니,
방금 듣자니 죄의 과보라 하시므로 그 연고를 모르겠습니다.
원컨대 그 인연을 들려주시옵소서."

야간이 말하였다.
"옛날 바라내 파두마성(波頭摩城)의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났으나 찰제리의 종성이었으며,
어릴 적부터 총명하여 특히 배우고 익히기를 좋아하였습니다.

열두 살이 되자 밝은 스승을 따라 깊숙한 산에 살면서
고생하며 받들어 섬기고 몹시 부지런하며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스승 역시 밤낮으로 절차탁마 가르쳐 주어 때를 놓치지 않았는지라,
50년이 지나자
아흔여섯 가지 경서(經書)·참기론(讖記論)·의방(醫方)·
주술(呪術)·점상(占相)·길흉(吉兇)·재이(災異)·화복(禍福)에
통달하지 않은 데가 없었으므로
높은 재주와 지혜는 사방에 멀리 소문이 났습니다.

이에 혼자 생각하였습니다.
'지금처럼 뛰어나게 되었음은
모두가 화상(和上)께서 교화하신 은혜 때문이니,
그 공이야말로 갚기조차 어렵다.
집이 가난하여 공양할 수 없으니
몸을 팔아서 스승의 은혜를 갚아야겠구나.'

그랬더니 스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산에 사는 도사(道士)는
걸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모자라는 바가 없거늘,
무엇 때문에 귀중한 몸을 팔아서 나에게 공양하겠다는 것이냐?

너는 이제 지혜와 변재를 성취하였으니,
천하 인민들을 교화해야 하리라.
법등(法燈)을 밝히는 교화의 공이
어찌 나의 은혜를 갚는 것보다 부족하겠느냐?'

그러므로 드디어 산중에 있으면서 걸식으로 살아갔습니다.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국왕이 죽었는데,
뭇 신하들이 나라 안의 학사(學士) 5백여 인을 모아
7일 동안 강론을 시켜 거기서 뛰어난 이를 왕으로 삼아서
이 가난한 사람이 왕위를 받게 되었고,
나라의 재력을 다하여 스승과 부모를 공양하였습니다.

뒤에 안타라국(安陀羅國)과 마라바야국(摩羅婆耶國)은
서로가 여러 해 동안 싸움을 하였으나 이긴 데가 없었습니다.
안타라왕이 그의 신하들을 소집하여 물었습니다.

'무슨 방도를 써야 마라바야국을 얻겠느냐?'
여러 신하들은 대답하였습니다.

'바라내 파두마 국왕이 있을 뿐이옵니다.
하천한 태생이오나
열 가지 계율을 받들어 지니며 외욕(外慾)을 범하지 않습니다.
비록 궁녀가 있사오나 모두 나이가 들었으니,
나라 안을 다 조사하여 귀천을 불문하고
뛰어난 여인을 가려 뽑아 백 명을 채우고
나이가 어리고 단정하며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이에게 귀중한 보배를 지니게 하여
그 채녀들과 함께 바치되,
그가 만약 받아들인다면
그로부터 병사를 빌려 힘껏 공격하여 싸운다면
가는 데마다 항복 받지 않음이 없으리다.'

곧 신하들의 계교를 따라 이 때에 모두를 바쳤습니다. 그러자 왕은 크게 기뻐하여
강한 병사 백만을 가려 보내 그들을 도왔었는데,
백 일 동안 고전하면서 죽은 이가 반을 넘었고,
마라바야왕의 군사는 모두 형륙(刑戮)을 당하였으며
그리하여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미녀로 말미암아서 본래 뜻을 잊어버리고
호사하고 음탕하여 오락에만 집착하여 나라 정사를 다스리지 않았는지라,
모든 벼슬아치들이 서로 난을 일으켜서 양민의 아들을 빼앗아 종을 삼았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지 않아 굶주린 이가 길을 채웠으며,
다른 지방의 도둑이 드디어 와 침략하였으므로
이로부터 그 나라는 끝내 망하였습니다.

그는 지옥으로 가서 났는데 여러 가지 모진 고통을 받았으나
먼저 배웠던 지혜의 힘을 빌어서 스스로가 전생 일을 알고서는
마음으로 뉘우치고 자책하며 지난 일을 고치고 앞일을 닦다가
잠깐 만에 목숨을 버리고 아귀계에 가 났으며,
다시 더 참회하며 열 가지 선행을 닦고 생각하다가
잠깐 만에 목숨을 버리고 야간의 몸을 받았거니와,
여전히 먼저 일들을 알고서 다시 열 가지 선행을 행하다가
근간에 사자를 만나 이 우물 속에 빠져서 죽을 것을 마음으로 깨닫고,
하늘에 가 나서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 받기를 바랐는데,
당신이 나를 영접함으로 말미암아 본래 서원을 잃었으니,
이제는 심한 고통을 겪을 것이거늘 언제 면하게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나의 생명을 구제하였지만 공은 없습니다'고 말하였습니다.

내가 옷을 드리우자 나오게 된 까닭은,
첫째, 하늘의 바라는 원을 어기지 않음입니다.
바라는 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큰 고뇌가 생기고 남에게 고뇌를 주므로
나는 곳마다 구하고 원한 것이 얻어지지 않습니다.

둘째, 모든 천인들을 위하여 법을 들을 수 있게 하려 함입니다.
만약 사람이 법을 아끼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로서 모든 감관이 막히고
변두리 땅에 나서 어리석고 무지하며,
혹 좋은 데 나더라도 정식(情識)이 어둡고 무디어서
배우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고 스스로가 고뇌하게 됩니다.

셋째, 신통과 법으로 교화하여 천인과 인간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곧 법보시를 위함이니,
법보시의 이익은 중생들로 하여금 죽으면 태어남이 있고,
선을 행하면 복을 얻고, 악을 행하면 재앙을 받으며,
도를 닦으면 도를 얻는 줄 알게 할 수 있거니와,
몸을 바꾸어 나게 되면 지혜가 명료하여 언제나 전생 일을 알게 되며,
천상에 나면 모든 하늘의 스승이 되고,
인간에 태어나면 금륜왕(金輪王)이 되어 열 가지 선행으로 세상을 교화하며,
지혜 광명이 점차로 자라나서 보살행을 이룩하고
생사 없는 지혜[無生忍]에 이르도록 합니다. 재물의 보시는 등불과 같아 단지 조그마한 방을 밝힐 뿐이지만,
법보시는 해와 같아 멀리 천하를 비추는 것입니다."

이 때에 제석은 8만의 천인들과 열 가지 착한 법[十善法]을 받고서
먼저 열 가지 방편으로 모든 감관을 조복시키니,
여섯 가지 바라밀과 자(慈)·비(悲)·희(喜)·사(捨)이다.

이 때에 천인이 물었다.
"이제 천상으로 돌아가겠는데,
화상께서는 언제 이러한 죄보를 버리고 천상에 나게 되십니까?"

야간이 말하였다.
"틀림없이 7일 뒤면 이 몸을 버리고 도솔천에 날 것입니다.
그대들도 그 하늘에 나기를 원해야 하리니,
많은 보살들이 계시면서 설법하며 교화하십니다."

7일 만에 생명이 다하여 도솔왕궁에 태어났는데,
다시 전생 일을 아는지라 10선도(善道)를 행하였다.

[『미증유경(未曾有經)』 상권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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