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와 표충사-17 / 한국불교 선 중흥조 경허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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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대사와 표충사-17 / 한국불교 선 중흥조 경허선사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금) 01 20, 2017 7:38 am

한국불교 선 중흥조 경허선사

한국불교 수행의 주류는 선 수행이다. 선은 인도에서부터 전해진 불교의 정통 수행방법이지만, 중국에 와서는 선불교로 재탄생하게 되었고 신라에 전해졌다. 나말여초에 9산 선문이 크게 번성했다. 9산 선문이 본격적으로 전해지기 전만해도 신라 불교계는 교학이 단연 우세했다. 이런 전통은 고려시대에도 그대로 계승되었지만, 신라에서 고려로 사회가 변동하면서 9산 선문은 지방에서 호족들과의 연대로 더욱 번성하게 되었다.

사진1: 한반도에 전해진 9산 선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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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산 선문이 번성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불교 내부와 외적 환경인데 그것은 그동안 불교가 너무 사변적인 교학 불교와 왕실 불교로 흘러오자, 일부의 수행승들은 이에 식상하고 중국에서 유행하는 선불교로 유학을 가게 된다. 직지인심(直指人心)을 내세우고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아, 중생이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에 눈을 떠서(見性成佛), 대립과 부정을 상징하는 문자를 뛰어넘어 초월의 세계로 지향하여(不立文字), 번쇄한 교리를 일삼은 교종(敎宗) 종파들이 소홀히 다루어 온 부처의 가르침에 감추어진 본래 의미를 따로 전한다(敎外別傳)는 4구의 구절로 선문의 세계관을 정리하여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9세기 중엽을 넘어서면서 9산 선문이 집중적으로 세워지자, 교종에 대비되는 선종의 정체에 질문이 시작되고 선교(禪敎)의 우열에 관한 논쟁이 있게 된다. 하지만 당시 선사(禪師)들은 선교간 상호위치 정립에서 대립의 관계보다 양립의 관계를 선택했다. 이것이 선교겸수(禪敎兼修)의 전통이요 조선시대에 이르면 선교양종의 통불교적 회통(會通)불교로 통합된다.

조선시대에도 이런 전통은 그대로 계승되어서 선교양종에 의한 선교일치 내지는 겸수를 이상(理想)으로 여겨서, 근대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조선 말기에 이르면 선교양종 다 지리멸렬해지고 불교는 겨우 산중에서 무종파(無宗派) 시대를 맞게 된다. 이때쯤 혜성처럼 나타난 분이 계셨으니 그 분이 바로 경허 선사이다. 경허 성우(1846〜1912)는 조선 말기의 승려로서, 선종을 중흥시킨 대선사이다. 선을 생활화하고 실천화한 선의 혁명가이자, 근대 선의 물결이 그를 통하여 다시 일어나고 진작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마조대사(馬祖大師)로 평가된다. 저서로는 ≪경허집≫이 있다.

《경허집(鏡虛集)》은 경허선사의 시문집이다. 권두에는 게송과 초상, 친필 1점, 한용운(韓龍雲)의 서문과 성우의 약력이 실려 있다. 본문을 살펴보면, 법어 10편, 서(序) 10편, 기 5편, 서간문 5편, 행장 2편, 영찬(影贊) 7편, 시 207수, 4․6언시 8수, 오도가(悟道歌) 1편, 오도송(悟道頌) 1편, 심우송(尋牛頌) 20편, 곡(曲) 2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법어에는 문답식의 글이 많고, 시는 오언절구․오언율시․칠언절구․칠언율시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그의 선풍(禪風)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곡 2편은 <참선곡(參禪曲)>과 <법문곡(法門曲)>으로, 현재에도 이 두 곡은 널리 애송되고 있다. 동국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2: 경허 성우 선사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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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경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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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스님은 경허스님의 상좌인 만공선사의 청으로 서문을 썼다.

<서문>
내가 칠년 전 불교사에 있을 때의 존경하는 벗 만공이 초고 한 뭉치를 나에게 보이면서 말하기를 “이것은 우리 스님 경허화상이 남기신 저술인데 장차 인쇄에 부치고자 하오. 이 원고가 각처에 흩어져 있는 것을 수집하였지만, 잘못된 글자와 빠진 글자가 있을 터이니 잘 교열해 주고 또한 서문을 부탁하오.” 하기에 내가 감히 사양하지 못하고 재삼 읽어보니, 그 저술이 시문만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대체로 선문 법어의 깊은 뜻과 묘한 구절들인데, 혹은 ... 중략

만해 한용운 선사는 이 책을 간행하여 배포하였다. 경허선사는 제방의 선원에서 조실로 계셨는데, 통도사 두 암자에 대한 시가 있어서 소개해 보자.

<통도사 백련암>
호방한 기분 가눌길 없어
천 산에 노닐네라
들려오는 두견새 소리
강산의 만고심인저

<통도사 백운암>
백운암이 백운 속에 있어
반은 층암 반은 허공에 걸렸다
숲의 연운 칡덩굴 속에 운치로운데
바람에 끌려서 백운 가운데 그네라도 타는 듯

재약산인: 도원 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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