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달라져야한다-3 / 승가와 의례의식

(보검법사)
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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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목) 06 16, 2016 12:03 pm

한국불교 달라져야한다-3 / 승가와 의례의식

전체글글쓴이: lomerica » (토) 08 06, 2016 1:11 pm

승가와 의례의식

사진1: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사원에서 학승들이 법문을 듣기 전에 예를 표하고 있다. 이 사원에는 5천명의 학승들이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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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나 미얀마 불교의 승가에서 직접 경험해 보면, 부처님 시대의 승가 공동체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참으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은 비구들의 일상이 정말 하루하루가 변함없이 율장대로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율장을 떠나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율장이 이미 사문화(死文化)되어버린 몇몇 나라들의 불교승가를 생각하노라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의 상좌부 불교는 승가가 건실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미 불교가 죽었기에 미얀마나 태국과 같은 승가 공동체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렵다. 인도에서는 그나마 비구들이 가사를 입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로 여겨야 한다. 인도에서 불교가 소수 종교로 전락하고 비구가 극소수이다 보니, 불교국가에서 온 불자들은 이 분들을 보면 반갑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공양을 올리고 성의를 표하는데, 이런 근본 취지도 모르고 지나치게 무엇을 바라고 의지하는 일부 비구들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죽어가는 인도 불교를 살려야 한다는 같은 불자로서의 동정심과 사명감 때문에 이 분들을 돕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지금 인도 불교는 티베트 라마들에 의해서 빛이 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망명 티베트 라마들은 그야말로 빅슈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 이분들 가운데서도 개중에는 대만 같은 데에 가서 결혼을 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라마도 있으나, 아무튼 티베트 라마들 다수는 정말 열심히 수행하고 정진하고 있다. 남인도 티베트 지역에 가면, 1만 명 정도의 라마들이 한 사원에 모여서 공부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려진 큰 스님이고 전 세계불교를 상징하는 법왕 같은 존자님이기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다만, 달라이 라마 법왕에게 가려서 덜 알려져서 그렇지 숨은 큰 스님들이 많이 계신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글의 제목이 승가와 의례인데, 상좌부 불교와 티베트 불교에서의 의례는 형식이나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크게 보면 다를 것도 없다. 미얀마나 태국 같은 동남아 상좌부 불교국가에서는 비구들의 탁발은 필수적이다.

사진2: 미얀마의 한 신도가 어린 사미승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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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도 비구들의 탁발공양은 매일 아침마다 이루어지는 의례요 의식이다. 비구들의 탁발 공양이나 부처님께 올리는 예불이나 수계의식, 우포소타 등이 다 의례요 의식이다. 또 신도들의 집에 초청되어서 독경을 해주고 법문을 하고 잘되라고 축원하고 죽은 영혼들을 달래주는 경을 읽고 하는 등의 의식은 비구로서 당연히 신도들에게 해주는 종교행위이다. 이런 종교행위를 해줌으로써 비구들은 신도들로부터 공양을 받고 약간의 보시금도 받곤 한다. 당연한 종교의식이요 행위다. 티베트 불교는 탁발공양은 하지 않는다. 지금 인도나 티베트 중국 등지에 있는 티베트 불교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망명 이전의 사원생활처럼 똑같이 영위할 수는 없지만, 결코 크게 벗어난 일탈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도들의 요청으로 특별히 독경을 하고 기도를 올리고 소원을 빌어주고 축원해 주는 종교행위는 일상적인 의례의식이다. 하지만, 티베트 불교에서는 칼라차크라와 같은 특별한 의례에 의한 법회가 열린다. 비의전수라고 해서 신도들은 큰 스님의 법문을 듣고 공부하는 자세로 임한다.

상좌부나 티베트 불교권에서의 의례의식은 그 자체가 승가의 일상적인 연속적인 수행의 한 과정으로서 행해지는 일과이면서 신도들을 교육시키고 불교의 진수를 알려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기도 하다. 무슨 예술 공연 하듯이 기교적인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의례의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좌부에서의 의례의식은 철저하게 율장에 의거해서 빨리어로 진행되고 주로 경을 읽어 주는 찬팅(읊조림)이라는 점이다. 멋대로 아무 내용이나 읊는 것이 아니고, 경론에 의지해서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비구들은 비구 227계의 계목을 외우는 우포소타를 한다는 점이다.

나의 경험과 체험으로 보면, 상좌부에서 비구 노릇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깨치고 안 깨치고는 그 다음 문제이고, 일단 승가에서 존립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수행생활이다. 3개월이나 6개월만 해도 대단한데, 몇 십 년을 하루처럼 하는 비구스님들을 존경하고 외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승가 재가를 구분하고 재가불교가 어떠하니, 같이 동급으로 해야 하니 어쩌니 하면서 토를 다는 일은 상좌부 승가에서는 생길수가 없다. 비구가 되면 당연히 이런 생활을 해야 하기에 이론이 없다. 재가의 신분으로 어떻게 비구의 역할을 한단 말인가. 상좌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좌부의 비구처럼 수행하지 않으면서 재가 위에 군림하려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무조건 가사를 입었다 해서 이런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 상좌부 비구들은 이런 구속되고 제약받는 수행을 하기 때문에 재가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티베트의 라마들도 비교적 빅슈로서 열심히 하기 때문에 존경을 받고 공양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태국 미얀마를 위시해서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실론의 비구들은 승가로서의 수행과 종교생활에 있어서 존경받을 만하고 공양 받을 만 하다고 평가하고 싶다. 요즘 한국에도 상좌부로 출가한 분들이 계시는데, 정말 이런 원칙에 따라서 충실히 하면 인정을 받고 대우를 받지 않겠는가. 우리 불교와 비교하면서 우월감을 갖는다든지 상좌부만이 최고라고 한다든지 하는 것도 옳은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한국불교는 한국불교대로의 역사와 전통이 있고, 중국에서 전해져 왔기에 과정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요즘 초기불교 공부하는 분들도 많은데, 초기경전 읽는 것과 비구로서의 승가 생활은 다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한국불교가 어떻게 초기불교로 돌아갈 수 있겠나. 참고는 하고 좋은 장점은 받아 들여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수긍이 가지만, 전적으로 시(是)다 비(非)다 하는 논쟁은 부질없고, 한국불교에서도 남방 상좌부를 무조건 소승이라고 폄하하여서 비난하는 행위는 삼가야한다. 서로 조화를 이루고 이해하고 같은 일불제자로서의 전법에 힘을 합쳐야 할 때인 것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이렇게 말하지만 교리나 철학적 관점에서는 견해가 다르고 입장이 다를 수가 있다. 하지만 승가생활에 있어서의 윤리적인 문제는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부파에서 대승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대승의 비구들도 사원에서 함께 모여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율장을 준수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승불교이기 때문에 계율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망발은 있을 수 없는 착각이다. 교리적 철학적 견지가 다르고 차원은 다를지언정, 승가생활에 있어서의 비구나 빅슈나 라마의 승가생활은 율장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불교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론하고 입장을 정리해야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이런 공동체 생활이 어렵다면, 뭔가 방안을 찾아서 승가의 합의에 의해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승가와 재가의 위상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문제이다. 비구나 빅슈나 라마의 승가생활과 동떨어진 의례의식은 있을 수 없고, 더욱이 율장에 대한 사문화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보고 경험한 상좌부 승가의 의례의식은 철저하게 율장에 근거하고, 티베트 불교 또한 근본설일체유부의 율장에 근거해서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 공연으로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교적인 불교의례와 의식도 필요는 하겠지만, 정신이 스며든 의례의식을 봉행해야 한다고 본다.

사진3: 미얀마 양곤 국제 불교포교대학교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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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선림원 지도법사=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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